한국교회 예배와 설교 분야 초석을 놓은 저자가 평신도가 알아야 할 예배와 설교 상식을 묶었다. 기독교 예전과 설교학을 전공한 저자는 장로회신학대 교수와 한일장신대 총장을 지내는 동안 80여권의 책을 썼다. 주요 독자는 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목회자였다.
평신도가 성숙해야 한국교회가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가 평신도를 대상으로 쓴 첫 책이다. 제대로 예배를 드리는 교인이 많아질수록 교회가 개혁된다는 소신을 담았다. 저자가 “종교개혁의 불길도 예배 열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책은 저자가 한 신문에 4년 동안 연재한 글이 뼈대다. 예배의 기본 원리부터 예배의 역사와 설교를 듣는 이들이 알아야 할 지식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저자는 “한국교회 교인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설교를 경청하는 성실함은 대단한 수준인 데 반해 예배나 설교에 대한 기초상식이나 지식이 전무해 늘 문제가 생긴다”며 “천주교만 해도 새 신자 교육을 할 때 예배자로서 기본을 갖출 수 있는 교육과정을 비중있게 다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교육이 어떤 감언이설을 앞세운 이단이 출현해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게 하는 힘”이라며 “찬송과 기도와 설교만 있으면 그것을 예배라고 믿고 따르는 개신교인들도 공부하고 깨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예배와 설교에 대해 공부하는 만큼 더욱 깊이 설교를 이해할 수 있고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좀 더 일찍 평신도를 위한 책을 쓰지 못해 죄스러웠다는 고백도 담았다. 그는 “한국교회의 이런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그동안 평신도를 위한 예배와 설교 분야 교육에 손을 대지 못했다”며 “평신도들에게 무한한 책임과 죄스러운 심정을 안고 은퇴한 뒤에야 글을 썼다”고 말했다.
은퇴한 노학자로서 평신도들을 향한 당부도 전했다. 그는 “목회자들은 맹종하는 성도들이 아니라 성숙한 성도가 돼야 한다”며 “성숙한 평신도가 예배 우등생으로 성장하는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밝혔다.
책의 인세 전액을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한국교회의 성숙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2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 책으로 평신도가 개혁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며 “예배와 설교를 연구했던 지난 삶을 모두 갈아 넣어 평신도를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