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월 100만원도 못 받는 근로자 사상 처음 늘었다

입력 2021-04-22 04:03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100만원 미만 초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증가했다. 정부가 주도한 일자리 정책이 사실상 빈곤 근로자를 양산한 셈이다. 반면 100만~200만원 미만의 저임금 서비스업 일자리는 유일하게 감소했다.

통계청은 ‘2020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취업자 수는 2708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1000명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체 취업자 중 임금 수준별 비중을 보면 100만원 미만은 10.6%, 100만원~200만원 미만은 21.9%, 200만원~300만원 미만은 32.4%, 300만원~400만원 미만은 17.2%, 400만원 이상은 17.9%를 차지했다.

이중 1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 수만 전년 대비 7만1000명 늘었고, 다른 구간 근로자 수는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100만원 미만을 버는 임금근로자의 비중은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증가했다. 100만원 미만 근로자 비중은 2013년 하반기 12.8%에서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말 전년동기(10.1%) 대비 0.5% 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 타격을 입은 기업 대신 정부가 고용대란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서면서 아르바이트 수준의 저급 일자리를 많이 만든 셈이다. 실제로 산업별 취업자 규모를 살펴보면, 정부 직접 일자리 사업이 집중된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1만9000명(9.5%),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업에서 12만3000명(11.3%)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은 대면서비스 업종 취업자는 크게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소매업은 11만4000명(-5.2%), 음식점·주점업 종사자는 20만7000명(-9.6%), 교육서비스업은 10만3000명(-5.5%)이 각각 감소했다. 이는 100만원~2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 수가 1년 전보다 30만7000명 줄어든 것과 연관이 있다. 100만원~200만원 근로자의 비중은 전체 구간 중 유일하게 감소(1.2% 포인트)했다. 이 관계자는 “이 구간의 근로자는 업종으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 교육서비스업에 많고, 지위로 보면 임시·일용직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만원~300만원 미만 구간은 0.5% 포인트, 300만원~400만원 미만 구간은 0.2% 포인트, 400만원 이상 구간은 0.04% 포인트 미세하게 늘어났다.

산업별 임금 격차는 여전히 극심했다. 400만원 이상 임금을 받는 임금근로자는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에서 각각 39.8%, 38.3%로 비중이 높았다. 반대로 농림어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은 100만원~200만원 미만 구간이 각각 40.3%, 38.7%, 35.9%로 비중이 가장 컸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