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토’(감독 김도산) 이후 102년. 배우 윤여정이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아카데미 진입까지 오래 걸렸지만, 한국영화와 한국배우는 그동안 세계 3대 국제영화제(베를린·베니스·칸영화제)에서 꾸준히 수상 소식을 전했다.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첫 한국영화는 강대진 감독의 마부다. ‘마부’는 1961년 제1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존재를 처음 세계에 알렸다. 국제영화제에서 첫 연기상을 받은 한국배우는 영화 ‘씨받이’(감독 임권택)로 19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강수연이다.
2000년대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영화는 국제무대에서 더욱 힘을 발휘했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제55회 칸영화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박찬욱,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감독 작품이 수상의 낭보를 전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오아시스’로 한국감독 중 처음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 문소리는 이 영화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신인배우 부문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밀양’의 배우 전도연은 제60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2010년 ‘시’로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한국영화 중 3대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받았다. ‘올드보이’로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탄 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57회 베를린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 ‘박쥐’(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생인 박찬경 감독과 공동작업한 ‘파란만장’은 제6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포스터)은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기생충’은 지난해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르며 ‘로컬’ 시상식 아카데미의 높은 벽을 단숨에 넘었다.
올해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수상자인 봉 감독은 올해 시상자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한다.
인세현 쿠키뉴스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