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고리… 삼성-애플, 다음 전쟁터는 ‘태그’

입력 2021-04-22 00:04

삼성전자와 애플이 다음 격전지로 ‘태그(tag)’를 주목하고 있다.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태그는 블루투스, 초광대역무선기술(UWB) 등을 활용해 위치를 추적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고가의 제품은 아니지만, 기기간 연결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생태계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에어태그’를 공개했다. 에어태그는 애플이 직접 설계한 U1 칩이 탑재돼 있어서 UWB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탐색이 가능하다. IP67 등급 방수방진 기능과 스피커가 내장돼 있어서 소리로 위치를 알려준다.

에어태그와 아이폰은 가까운 거리에선 저전력 블루투스(BLE)로 직접 연결된다. 블루투스 연결이 끊어지면, 에어태그 주변에 있는 다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에어태그의 신호를 받아 사용자의 아이폰에 전달해준다. 전 세계에 있는 10억대의 애플 기기가 에어태그 위치를 파악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때 전달되는 모든 신호는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통해 익명으로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배터리는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다.

반려견, 아이의 가방, 자동차 열쇠, 지갑 등에 태그를 붙여놓으면 멀리 떨어지더라도 위치를 추척해 찾을 수 있다. 특히 UWB가 적용되면 보다 정밀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태그를 붙인 물건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어느 방향에 있는지를 파악해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스마트태그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태그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태그는 국내에서만 30만개 가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UWB가 추가된 스마트태그+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스마트태그와 스마트태그+는 위치 관리 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 제어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버튼을 한번 짧게 눌렀을 때와, 길게 눌렀을 때 실행하고 싶은 동작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출 할 때 에어컨을 안 끄고 나왔다면 버튼을 눌러 끌 수 있다.

에어태그나 스마트태그는 각각 애플 기기와 갤럭시 기기만 연동된다. 즉 애플 생태계와 갤럭시 생태계 내에서만 작동을 한다. 기기간 연결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각자의 생태계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역할을 태그가 할 수 있다. 1개당 3만원대인 태그를 애플과 삼성전자가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한편,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아이패드 프로 5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애플이 직접 설계해 맥북에어 등에 탑재한 M1 칩셋이 아이패드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12.9형 모델의 경우 미니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1000니트의 발기와 100만대 1의 명암비를 제공한다. 아이패드 최초로 5G가 적용됐고, 다양한 외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썬더볼트 포트도 탑재됐다.

또 M1 칩셋을 탑재하고 두께가 11.5㎜에 불과한 화면 일체형 데스크톱 ‘아이맥’도 이날 공개했다. 색상은 그린·옐로·오렌지·핑크·퍼플·블루·실버 등 7가지로 다채롭게 해 젊은층의 취향에 맞췄다. 아울러 아이폰12 퍼플색을 이날 선보였다. 애플이 출시 반년이 지난 아이폰의 새로운 색상을 별도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