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과열에… 30대, 서울서 밀려 인천으로

입력 2021-04-22 04:06
사진은 서울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인천 집값이 과열되고 있다. ‘주택 공황 구매’(패닉바잉)가 극심했던 지난해 말처럼 거래 주도세력은 30대다.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와 달리 서울 집값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오르자 실수요자들의 ‘탈서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현황을 보면 30대의 서울 주택 시장 주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1622건으로 가장 많고 40대(1227건), 50대(695건), 60대(276건), 20대 이하(203건), 70대 이상(50건) 등의 순서였다. 실수요자로 떠오른 30대의 내 집 마련 욕구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반면 서울 전체 거래 건수는 계속 내림세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495건으로 전달(5435건)보다 17.3% 감소했다. 전국 주택 거래량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6만9827건으로 상승 반전했지만, 집값이 오를 만큼 오른 서울에서는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졌다. 중위 가격이 9억7333만원으로 10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요는 여전한데 서울 집값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오른 상황에서 인천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에서도 지난달 넷째 주 0.46%를 기록했고 연이어 0.48, 0.49%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도 적지 않다. 인천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6475건으로 전달보다 2000건 가까이 늘었다. 풍선효과와 패닉바잉이 겹쳤던 지난해 2~3월 이래 최대치다.

인천 집값을 좌지우지한 것은 지난해 전국적 패닉바잉을 이끌었던 30대였다. 인천의 지난달 30대 거래량은 1703건으로 전달(1278건)보다 425건 늘었다. 40대(1513건)와 50대(1265건)의 거래량도 늘었지만 30대 거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매매뿐 아니라 증여도 늘고 있다. 인천의 지난달 주택 증여 건수는 1244건이다. 공시가 상승 여파로 수도권 주요 지역 증여 건수가 늘었지만, 인천은 그중에서도 두드러졌다.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의 5분위(매매가격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2490만원으로 처음으로 6억원대를 넘었다. 이에 따라 공시가도 큰 폭으로 상향된 상황이다.

인천의 집값 강세는 교통 호재가 이어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은 “연수구는 교통개선 기대감 있는 청학동·연수동 위주로, 미추홀구는 관교동·주안동 중저가 위주로, 서구는 당하동·마전동 역세권 위주로, 부평구는 부개동·삼산동 등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생활 여건도 개선되다 보니 인천 지역 아파트 쇼핑은 서울 중심 규제가 있을 때 반짝 상승하는 풍선효과와 달리 뉴노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