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6일 기준)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암호화폐 시장. 가격도 오르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유통업계도 최근 블록체인 기술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전 산업 군에 활발히 이용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거래 내역 기록 장부’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 개발자가 온라인에 올린 ‘비트코인: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등장했다. 거래 내역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일반적인 금융기관과 달리, 블록체인은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컴퓨터에 저장한다. 누구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공공거래장부(Public Ledger)로 불린다. 거래 장부가 공개돼 있고 모든 사용자가 사본을 가지고 있어 해킹을 통한 위조도 의미가 없다.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암호화폐 중 하나가 비트코인이다.
유통업계는 투명한 정보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너도나도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스타벅스(Starbucks)는 미국에서 지난 2020년 8월부터 원두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커피를 주문한 고객들은 제품 내 사용된 원두가 어디서 생산되고 로스팅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커피를 생산한 농부들도 출고된 원두가 어디로 유통됐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유통과정에서 원두가 섞이는 등 이전 스타벅스에서는 원두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웠다. 스타벅스 글로벌책임자 미셸 번스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는 식품의 출처, 재배 방법,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됐는지에 대해 점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세계 최대 식품 회사와 농산물 거래자들은 공급망에 대해 더 투명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기술 전환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도 나타났다.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는 보안성 강화 대안으로 블록체인을 기술을 선택했다. 탐탐 코인(TOMTOM COIN)은 탐앤탐스를 생태계로 사용하는 블록체인 및 유틸리티 토큰 프로젝트다. 강화된 보안성에 기반해 향후 자사 플랫폼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건 물론, 고객 편의성 다양성 투명성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재료와 상품 내역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저장하면 원산지부터 고객에게 음료가 제공될 때까지 이력의 확실한 추적이 가능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점진적인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결제시스템 적용은 개발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성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는 “유통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발하게 적용하는 대표적인 산업 중 한 곳”이라며 “유통 정보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지만 점차 전 산업군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중고시장에서 더 빛을 발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 이사는 “명품과 차량 등이 판매되는 중고시장에서는 수리 이력이나 연식이 조작돼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에서부터 거래 과정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BMW가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인 후 사용 중인데, 앞으로 중고시장에 자주 등장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접목이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경 쿠키뉴스 기자 smk5031@kukinews.com
스타벅스·탐앤탐스 “제조·유통 투명하게” 블록체인 기술 적용 앞장
입력 2021-04-27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