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금융자산 내역이 관가에서 화제다. 4인 가족 명의로 된 보험 금액만 3억4000만원에 육박한다. 대부분 재테크의 일환인 장기저축보험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이 아닌 보험 중심으로 재테크를 하는 사례가 드물다 보니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전자관보에 게시된 공직자 재산 현황에 따르면 문 후보자가 신고한 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2억1792만원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으로 11억6300만원 상당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주상복합 1채와 2000만원가량의 경북 안동 소재 임야를 신고했다.
특이한 점은 금융자산 내역이다. 총액(9억7931만원) 중 34.7%인 3억3978만원이 ‘보험’이다. 보험 개수만 9개에 달한다. 문 후보자 부인의 비중이 가장 크다. 삼성생명보험 등 4곳의 보험사에 1억5063만원 상당의 보험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두 명의 자녀도 본인 명의로 각각 2곳의 보험사에 9000만원, 5915만원의 보험을 보유하고 있다.
대다수 가입 상품이 보장성 보험이 아닌 장기저축보험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저축보험은 납입 후 10년 이상 환급하지 않으면 이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 상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아 ‘강남 부자’들에게 잘 알려진 재테크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 대신 보험을 십분 활용한 셈인데 향후 청문회 과정에서 검증해 볼 부분은 있어 보인다. 자녀 연령을 고려할 때 문 후보자 부부가 자녀 보험 납입금을 대신 납부해줬을 가능성이 높다. 증여세 비과세 한도액인 5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납세 여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험금을 환급받은 상태가 아니어서 증여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