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 제3후보론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이 ‘5·2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의 대권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현재 민주당의 대권경쟁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반격의 계기를,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경선 이후 일부 강성 친문 지지층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고, 두 전직 총리는 확실한 ‘친문 후보’라고 하기에는 계파색이 옅어 제3후보를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임 전 실장 측 인사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향후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임 전 실장이)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한 만큼 차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청와대를 떠난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이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겠다”며 정치행보를 재개했다. 그는 최근까지 정치권 안팎의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재 의원은 대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고 있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전당대회 이후 출마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정책과 메시지에 강점이 있는 만큼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3후보론이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대통령 후보 경선이 9월인 만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재보궐선거 패배에서 드러났듯 여권에 대한 민심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제3후보로 언급되는 임 전 실장과 이 의원 역시 기존 정치권 인사라 새 인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 의원은 “경선 흥행 측면에서는 모르겠으나 임 전 실장과 이 의원이 단기간에 치고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당초 제3후보로 꼽혔던 이들도 현재로선 출마가 쉽지 않다. ‘드루킹 재판’이 진행 중인 김 지사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이사장도 “장난감 취급하지 말라”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론이 양 극단으로 분열된 이번 대선은 당대당 혹은 진영 대 진영 대결에 후보가 얹혀가는 형국”이라며 “여당이나 야당이나 후보가 자신의 매력으로 끌고 가는 판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반짝 스타’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