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항이 2년뒤부터 준설토 처리 대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커가고 있다. 군산항은 하구언 항만의 특성상 상류에서 유입된 토사가 지속적으로 쌓여 이를 준설해야 하지만 새만금산업단지 매립이 잠정 중단된데다 현재 투기장인 ‘금란도’의 사용 기한도 내년 말 끝난다. 이에 앞으로 대형 선박들이 입·출항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제2 투기장을 서둘러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0일 전북도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군산항은 ‘항로 준설(개발 준설)’과 ‘유지 준설’로 수심을 유지하지만 모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항로 준설’로 발생하는 연간 수백만㎥ 토사는 2009년부터 새만금산업단지 개발(매립)에 쓰였지만 ‘매립토로서의 부적합성’ 등을 이유로 지난해 잠정 중단됐다. 또 ‘유지 준설’로 퍼낸 50만㎥의 토사는 ‘금란도’로 옮겨졌지만 내년 말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1980년대에 조성된 금란도는 그동안 3차례나 증고했으나 이제는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군산해수청과 전북도는 제2 투기장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 관련 용역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기관은 군산항 7부두 옆 남방파제 측면에 새 투기장 개발지로 낙점했다. 제2 투기장은 3700억원을 투자해 준설토 3000만㎥를 적치할 214만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해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에 반영됐지만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지 못했다.
군산해수청은 용역 결과가 나오면 올 하반기 예타 신청과 함께 기본 및 실시설계에 필요한 국비 50억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북도도 최근 해양수산부를 방문해 군산항 제2 준설토 투기장 건설과 금란도 재개발사업의 필요성 등을 설명했다.
앞서 제2 투기장은 2008년 계획돼 국비 2000억원도 배정됐지만 무산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가 예산 낭비라며 제동을 걸었다.
도 관계자는 “군산항이 활성화돼 지역 발전에 기여하려면 적기 준설이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라 제2 투기장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