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3세대를 넘긴 조직이 많지 않습니다. 척박한 환경을 뛰어넘은 개척자 1세대와 이로 인해 열매를 맺은 2세대를 넘어 3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야성을 갖기 쉽지 않죠. 3세대에 진정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많은 경우 무너지거나 ‘도돌이표’를 하게 됩니다.”
건강한 교회 세우기 운동을 하는 사역단체 하나님나라복음DNA네트워크 대표 김형국 목사는 19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라이브홀에서 열린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 창립 99주년 예배에서 사사기 2장 6~10절을 본문으로 쓴소리가 담긴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 목사는 “젊은 여성 그리스도인들을 깨우기 위해 설립된 한국Y가 곧 100세를 맞는데 감개무량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며 “오늘 어떤 설교를 할까 고심하던 중 성경에서 떠오른 이미지는 여호수아 시대에서 사사 시대로 넘어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본문 구절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애굽에서 모세의 지도력으로 탈출한 이스라엘 1세대는 광야에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하나님의 역사를 직접 경험했다. 여호수아 세대로 일컬어지는 2세대는 가나안땅에서 수많은 이방 민족을 정복하며 자리잡았다.
김 목사는 “그러나 본문 10절을 보면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고 하면서 사사기의 전체 분위기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문 말씀이 우리 인생과 수많은 조직에 적용된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경우 1세대가 척박한 환경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헌신한 결과, 후손인 2세대에서 많은 열매를 맺는다”며 “그러나 3세대가 선조의 신앙을 계승하지 못하고 생명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세대는 이전 세대의 헌신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지만 이런 환경 때문에 감사하지 않고 교만할 수 있다”면서 “한국Y도 시기적으로 보면 3세대에 와 있지 않나 싶다.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도 3세대 시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한국Y의 리더와 구성원이 한국Y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기도해야 하며 한국Y 내에서 철저한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를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젊은 리더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서울 대학로에서 나들목교회를 개척한 김 목사는 2019년 조기 은퇴를 선언하며 교회를 5개로 분립했다. 김 목사는 “한국의 모든 조직이 살아남으려면 인적 쇄신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누군가가 자기 살을 깎고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 목사 설교에 이어 원영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Y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며 “전국 52개 지역Y와 함께 지속적 혁신을 위해 살을 깎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YWCA 탈핵기후 생명선언’을 발표한 한국Y 회원들은 “탄소 중립 사회가 이뤄질 때까지 탄소 금식 행동을 실천하며 기후 정의 실현을 위한 법과 제도 마련, 정책 제안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