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11월 집단면역 희망고문” 홍남기 “불안감 조성 말라”

입력 2021-04-20 04:0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에서 19일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문재인정부 코로나19 방역 및 백신 공급 정책을 두고 국민의힘은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야당이 백신 공급 계획과 관련해 “희망고문”이라고 공세를 퍼붓자, 정부는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맞받아치면서 여야 간 고성도 오갔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지금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세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현재 접종 속도라면 집단면역 달성에 6년4개월이 걸린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백신빈곤국’으로 전락해야 하는가, 왜 ‘백신 후진국’인가 국민은 의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직무대행은 “집단면역 체계를 갖추는 데 6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잘못된 뉴스를 강조하면 국민이 불안해진다”며 “정부는 이달까지 300만명, 상반기 1200만명, 11월에 집단면역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또 정부의 집단면역 계획을 겨냥해 “희망고문하지 말라”고 쏘아붙이자, 홍 직무대행은 “왜 잘못된 걸 국민이 보게 하고 계시느냐. 정부를 믿어 달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외교경로를 통해 백신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외교 협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7900만명분의 백신 구매계약을 맺었지만, 백신 수급 불안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도입 차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대정부 질문 내내 설전을 이어갔다. 정 의원이 “대정부 질문의 주도권은 국회의원이 갖게 된다”고 하자, 홍 직무대행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 입장도 올바르게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도 저는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격돌에 여야 의원들의 고성까지 뒤섞이면서 소란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백신 공급과 관련해 직격탄을 날렸다. 심 의원은 “K-방역은 시효가 끝났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계약을 했고,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5억회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확보 못했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미 계약했고 생산 중인 공장이 있는데 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건 무능”이라고 주장했다. 홍 직무대행은 “생산했다고 우리 소유는 아니다”고 응수했다. 심 의원은 또 “정부가 자꾸 헛된 약속과 희망고문을 하니 국민이 불신한다”며 “백신 조기도입 실패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하고 전략을 수정하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사면 검토 여부를 질의하자 “검토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곽 의원이 “이대로 반도체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거냐. 검토를 빨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박 장관은 “그건 의원님 생각”이라며 “대통령의 특별한 지시가 있지 않는 이상 아직은 검토할 수가 없다”고 응수했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신났네, 신났어”라고 한 혼잣말이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면서 국민의힘 측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4·7 재보궐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편파적 행보를 따지는 질문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허 의원을 격려하자 이 발언을 뱉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