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낸 김기현 의원은 19일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맞부딪혀 이긴 사람”이라고 말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권의 선거개입 의혹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오뚝이처럼 재기해 문재인정부 심판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동문인 자신이 ‘통합의 채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 선언문에서 ‘제갈량의 지략’을 내세웠는데.
“우리 당이 수적으로 우세하거나, 최소 비등하다면 제갈량의 지략이 별 필요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수 야당의 권한은 너무 작다. 무작정 돌진하기보다는 우리의 뜻을 최대한 절충해 나가야 한다. 제갈량도 적벽대전 때 조조의 대군에 맞서 ‘적군 화살 10만개’ ‘동남풍’ 등의 전략을 동원해 열세를 극복하지 않았나.”
-원내대표가 되면 거대 여당과의 관계 설정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치보다 개혁’이라 했는데, 저는 이것을 ‘민주보다 독재’라고 읽는다. 스스로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인데, 그것마저 깨닫지 못한다면 야당은 여당 복이 있는 것이다.”
-초선의원들이 당대표 선거에 나선다고 한다.
“그간 국민의힘은 조금 ‘올드’한 이미지가 아니었나. 초선들의 도전 의지가 우리 당이 굉장히 새롭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 주는, 당이 건강해지고 있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초선의원이 보다 공정한 환경에서 (경선) 레이스를 펼칠 수 있도록 조건이나 규정 정비도 필요하다.”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한 입장은.
“야권 전체의 통합은 필연이자 필수이고,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다만 통합의 중심축은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 ‘원 오브 뎀(One of them)’ 형태로 모이는 게 아니라 우리 당이 자강력을 키워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모두가 ‘빅텐트’에 들어와 그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벌이도록 해야 한다. 안철수 대표가 제 부산 중앙중 3년 후배고, 윤 전 총장은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다. 야권 통합과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내가 채널이 될 수 있다.”
-다른 후보들보다 경쟁력 있는 부분은.
“문재인정부 심판에 대한 상징성이 있다. 문 대통령과 맞부딪혀 이긴 사람이 김기현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때) 현 정권이 총동원돼 나를 죽이려 했지만, 혈혈단신으로 싸워 지금도 끄떡없이 살아 있다. 저는 또 계파가 없고, 국회의원을 하면서 대선을 두 번 치른 전략적 경험이 있다.”
지호일 이상헌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