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각 대상에서 제외된 홍남기 총리 권한대행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둘러싼 뒷이야기가 꽃을 피우고 있다. 당초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빗나간 이유를 놓고 관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달 초 최장수 부총리에 이름을 올린 홍 권한대행의 경우 재·보궐 선거 이전부터 교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문제로 여당과 의견충돌을 빚은 점이나 대주주 기준 문제로 ‘사표 카드’를 꺼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더해졌다. 강원권 명문인 춘천고 출신이라고는 해도 지역 기반 다지기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해석까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유임됐다.
김 장관의 유임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2019년 8월 취임한 김 장관은 능력 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번져나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최악의 한 해로 꼽히는 2016년(3807만 마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989만 마리의 가금류를 땅에 묻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19일 이근행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장은 보고서를 통해 “살처분이 행정 성과에 치우쳐 행정 편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산하기관인 한국마사회의 김우남 회장 막말 파문까지 터지면서 김 장관 교체설에 무게를 더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결과를 놓고 ‘불사조’라는 분석까지도 나왔다. 다만 현재는 ‘한시적 유임’이라는 해석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양새다. 홍 권한대행은 총리 공석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임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총리 임명 이후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장관의 경우 김부겸 총리 후보자와 경북고 동문이기는 해도 이것만으로 유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홍 권한대행과 함께 교체할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르면 다음 달 추가 개각으로 경제부처 쇄신 작업이 마무리되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차기 부총리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농식품부 장관으로는 이재욱 전 차관 등이 거론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