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건설은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여러 차례 우려가 제기돼왔다. 특히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국회에 제출한 비공개 보고서는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우려 사항들이 폭넓게 정리돼 있다.
18일 국토부의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안과 관련해 “바다-육지-바다에 걸쳐 설계할 경우 두 군데 이상 부등침하(공항 내에서 지반 강도의 차이 때문에 구간별 각기 다른 깊이로 땅이 가라앉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항공기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활주로의 경우 도로나 항만 등 다른 시설보다도 지반 침하와 관련된 엄격한 대비가 필요하다. 가덕도와 마찬가지로 해상에 매립된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의 경우 1994년 개항 이후 2019년까지만 13m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상태다. 가덕도 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정밀 지반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보고서에는 간사이공항 등 해외 주요 해상매립 공항 사례도 첨부돼 있다. 바다를 메워 공항을 지으면 해저에서부터 지반을 개량하고 파도나 해일로부터 침수되지 않을 정도로 흙을 쌓은 뒤 활주로를 올려야 하는데, 이 높이가 가덕도의 경우에는 최소 87m, 최대 106m에 이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상매립 공항인 인천공항은 이 높이가 불과 13m에 불과하다. 해외 공항 중 그나마 높은 편인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51.4m), 호주 브리즈번 공항(50m)보다도 최대 2배 높이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가덕도 일대의 파고는 최대 11m에 이른다.
대부분의 해상매립 공항이 육지에 둘러싸인 내해(內海)에 있는 반면, 가덕도는 바다로 돌출된 외해(外海)에 있어 태풍 영향을 많이 받고 공사의 난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해상 매립 과정에서 기상의 영향이 커서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공항을 확장할 때 구조물 매몰 비용도 많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건설비용 역시 부담이다. 국토부는 가덕도에 국제선과 국내선 활주로를 2개 짓고 김해에 있는 군 공항까지 옮겨올 경우 전체 사업비가 약 28조6000억원 들 것으로 추산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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