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한국서 소비자금융 철수 시사

입력 2021-04-16 04:06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은행의 소매금융 사업 철수 계획을 밝혔다. 씨티그룹이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 지 17년 만이다.

15일 한국씨티은행의 본사 씨티그룹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 관련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씨티그룹은 아시아,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 사업을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4곳(싱가포르, 홍콩, 아랍에미리트,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 등 13개국에선 소매금융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씨티은행은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 사업은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소매금융 사업 철수 방침에 대해 “한국 등 특정 국가의 실적 문제로 인한 결정이라기보다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 수익을 볼 수 있는 부문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의미”라며 “강점을 지닌 기업금융에 주력하고, 경쟁력이 약화된 소매금융은 과감히 덜어내겠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행장은 “이번 기회로 기업금융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 사업을 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을 충분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의 철수설은 지난 2014년 씨티캐피털 매각 당시와 2017년 점포 통폐합 때도 거론됐다. 지난 2월에도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 아시아 지역의 사업 축소 가능성이 나오면서, 철수설이 부각된 바 있다.

초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2794억원) 대비 32.8% 감소했다. 총 수익은 1조2271억원으로 전년(1조3377억원) 보다 8.3% 줄었다. 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가 현실화되면 국내 금융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