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올 것 같지도 않은 밤에
잠은 오더니
꽃이 필 것 같지도 않은 봄에
꽃은 피었네
늦잠도 많은데
잠 좀 자게 놔둘걸
일어나라고 깨워서
미안해, 미안해
우리 좋아하는 계절은
또 오고 넘어지고
이제 오래도록 잘 자요
-임성용 시집 ‘흐린 저녁의 말들’ 중
겨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반가운 봄꽃이 피었다. 그 사람을 깨워야 할까 자게 놔둬야 할까. 일어나라고 깨운 후 곧바로 ‘미안해, 미안해’란 말이 나온다. 아마도 그 사람은 잠이 부족한 사람일 것이다. 게다가 늦잠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시 오는 봄에는 ‘이제 오래도록 잘 자요’라고 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