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당·꼰대당 바꾸자’ 국민의힘 초선들 험난한 도전

입력 2021-04-16 00:04
주호영(가운데) 당대표 권한대행이 원희룡(왼쪽) 제주지사, 임이자 의원 등과 함께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제주특별자치도 기후변화 정책협의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부 세대교체론’으로 무장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당대표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7 보궐선거 승리가 정권 교체로 이어지려면 ‘영남당’ ‘꼰대당’ 이미지에서 탈피해 젊고 참신한 인물이 새 지도부가 돼야 한다는 게 ‘초선 당대표론’의 명분이다. 하지만 56명의 초선 의원들이 ‘단일대오’ 형성에 부정적인 점, 당권 주자로 나선 중진들의 견제, 당내 기반의 한계 등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현재 초선 중에는 김웅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음속에 결론은 내렸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워서 이기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원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출마해 판을 키운 뒤 김 의원과 단일화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대표 후보가 초선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초선 의원 전체의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날 초선 의원총회에서도 “초선 출마는 환영하지만, ‘초선 계파’를 만들자는 게 아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초선 당대표 후보가 중진 의원들의 지원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도 변수다. 서병수 의원(5선)은 “젊은 사람들이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저 같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서 의원 외에는 ‘중진 불출마론’에 동조하는 중진이 없는 상황이다.

전당대회 룰도 초선 후보가 넘어야 할 벽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초선 의원들이 전당대회에서 선전하려면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 현재는 선거인단(당원·대의원) 70%, 일반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성공 사례를 감안해 전당대회에서도 여론조사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 혁신은 국민의 뜻에 맞는 당대표 선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100% 국민 전당대회로 당대표를 선출하자”고 했다. 다만 전당대회는 당원들의 의사가 중요한 만큼 여론조사 비중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초선 의원들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공감대를 넓혀가는 게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영남당이라는 지역의 한계 극복, 중도 확장 및 대안정당으로의 변화가 최대 과제”라며 “초선 당대표가 이런 방향만 설정할 수 있다면 국민은 서툴러도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이상헌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