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벼랑 끝 서울, 대구 잡고 반전 성공할까

입력 2021-04-16 04:07
FC 서울 고광민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머리를 감싸안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FA컵 ‘서울 더비’에서 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FC 서울이 주말 K리그1 무대에서 강등권에 있는 대구 FC를 만난다.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패배는 치명적이라 승리가 절박하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남일 감독의 성남 FC는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를 만난다.

서울은 17일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대구를 불러들여 하나원큐 K리그1 2021 1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리그에서 3연패 중인 데다 14일 K리그2 구단 서울 이랜드(서울E)와 경기에서 패해 탈락하면서 팬들이 분노를 토해내고 있다. 현재 승점 12점으로 4위에 올라있지만 이는 골득실에 따른 격차일 뿐 7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다. 패한다면 금방 하위권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달 21일 지난 시즌에 패했던 숙적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 다시 승리한 게 컸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경기 기간 이후 치른 강원 FC와 경기서 0대 1로 패한 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에게 줄줄이 패했다. 노장 박주영이 다친 데다 기성용도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름값에 비해 얇은 선수단의 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무엇보다 고민은 공격진이다. 박주영을 대신할 마땅한 중앙 공격수가 없어 미드필더 팔로세비치나 미드필더 출신 정한민, 수비수 홍정호까지 해당 포지션을 돌아가며 메우는 상태다. FA컵 서울E전에서는 믿음직한 영건 조영욱까지 어깨 부상을 입었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조영욱은 병원 진단 결과 어깨 탈구 판정을 받았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대구전이 코앞이라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강등권인 11위 대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21일 울산을 에이스 세징야의 극장골로 잡아내며 상승세를 타나 싶었지만 이후 2무 1패다. 지난 라운드 강원 FC에게 당한 0대 3 패배는 굴욕적이기까지 했다. 세징야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한 탓이 크다. 세징야는 아직 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해 이번에도 출전이 어렵다. 최근 불거진 과거 선수단 내부 폭행·성추행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구단 측에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다녀왔다. 당시 팀에 있었던 이들에게서 계속 사실관계를 취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두 팀 대결이 벼랑 끝 대전이라면 18일 전북과 성남 간 경기는 ‘돌풍의 시험대’다. 지난 시즌 에이스 나상호가 빠져나간 공백을 놀라울만큼 잘 메우며 3위로 선전 중인 성남이 디펜딩챔피언 전북을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낼지가 관심사다. 다만 성남은 지난 라운드 광주 FC전 승리 당시 205㎝ 장신 공격수 뮬리치가 웃옷 벗기 골세리머니 해프닝 끝에 퇴장당해 출장하지 못한다. 지난 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에 5대 0 대승을 거둔 전북의 분위기가 최고조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FA컵에서 2부 K리그2 팀에 져 나란히 탈락한 제주와 인천의 17일 대결도 지켜볼 만하다. 제주는 강팀을 상대로도 패하지 않으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무승부가 너무 많다. 여태 치른 리그 9경기 중 6경기가 무승부일 정도다. 인천은 수년간 치른 강등전쟁을 이번 시즌이야말로 피하겠단 각오지만 한결 나아진 경기력과 달리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주전 공격수 무고사가 코로나19에서 완치돼 FA컵 경기에서 돌아왔지만 당장 크게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