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얀센 백신까지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11월 집단면역’을 위한 백신 접종 계획에 악재가 또 생겼다. 2분기부터 들여오기로 한 백신의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2분기에 도입될 예정이던 노바백스 백신의 접종은 사실상 3분기부터 시작될 상황이다.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백신 전체 신뢰도에도 타격이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 집단면역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14일 기준 국내에 도입된 백신 물량은 181만1500만명분이다. 6월까지 추가로 도입될 723만2500명분을 합쳐도 904만4000명분, 올해 전체 목표 물량의 11.4%에 불과하다. 목표에 맞추려면 3~4분기에만 7000만명분에 가까운 백신이 한꺼번에 들어와야 한다.
상반기 중 목표치에 비해 가장 많이 도입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제약사와 개별 계약한 물량 1000만명분 중 상반기에 428만7000명분(42.9%)이 들어왔거나 곧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백신은 만 30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이 제한돼있고, 안전성 논란으로 국민 수용도가 낮은 편이다. 화이자 백신은 1300만명분 중 350만명분이 확보됐다.
아직 도입되지 않은 모더나, 노바백스, 얀센이 차지하는 물량은 전체 목표량의 58.2%(4600만명분)다. 노바백스는 2분기 접종은 어려워 보이고, 모더나와 얀센은 언제 들어올지 예측이 어렵다. 얀센 백신은 설령 2분기에 들어온다 해도 미국에서의 접종 중단으로 곧바로 접종에 활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얀센의 안전성 논란 여파로 모더나, 화이자 백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이자는 얀센 접종 중단이 권고된 후 “미국에 5월말 공급하기로 한 백신을 예정보다 10% 더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모더나도 “7월까지 미국에 1억명분의 백신을 추가 공급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에 대한 백신 공급이 미국보다 한 분기 정도 늦춰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도 당초 예정된 2분기가 아닌 3분기에나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백신 안전성 문제나 생산 차질이 생기면 집단 면역은 더욱 요원해진다.
올해가 가도 일상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은 커지는데 정부는 전 국민이 다 맞고도 남을 만큼인 7900만명분을 확보했다는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문가 의견은 가을 집단면역이 불가능한 쪽으로 기울었다. 첫 접종 시작 후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이날까지 대응추진단이 집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123만9065명에 그쳤다. 백신이 소량 공급되면서 백신 접종도 늘어지고 있다. 이럴수록 집단면역은 어려워진다. 초기에 백신을 맞은 접종자는 항체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유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신도입팀장은 “국제적인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백신 도입 계획에 변경은 없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