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당내 친문(친문재인) 주류인사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이 14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범친문계인 송영길 우원식 의원 역시 도전을 예고한 터라 당권 경쟁은 이들 간 3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세 후보에게는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침체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내년 대선 준비를 위한 재정비 임무가 공통으로 주어졌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다. 홍 의원은 ‘단합’을 강조하면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개혁정책 기조를 유지·강화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송 의원과 우 의원은 각각 부동산 정책 수정과 민생 개혁을 당면과제로 내세웠다.
홍 의원은 당대표 출마 선언식에서 “선거 패배를 깊게 성찰하고 수습하겠다”며 “당의 안정과 단결”을 강조했다. 선거 패배 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당내 분열을 빨리 봉합하고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게 급선무라는 의미다.
그는 그동안 여당이 추진해온 각종 개혁을 급격히 수정하는 데는 다소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KBS 라디오에서 문재인정부 초기 최저임금인상·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검찰 개혁 등을 예로 들며 “개혁 방향은 맞다”면서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가면서 하느냐는 문제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홍 의원은 선거참패 원인으로 거론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기조와 방향을 흔들면 안 된다”고 했다.
15일 출마 선언할 예정인 송 의원과 우 의원은 보다 구체적인 정책변화를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
송 의원은 부동산 문제를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년세대가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확실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볼 생각”이라며 “청년들이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시절 추진한 ‘송영길의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실례로 들었다.
우 의원은 ‘민생 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우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힘든데 민주당이 제대로 안 도와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며 손실보상 소급적용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날 민병덕 이탄희 의원 등 초선의원 26명도 “국가재정 운운하는 기재부 주장 앞에 골든타임을 흘려보내는 우를 범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 의원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