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당내 불만들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주 권한대행이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나 국민의당과의 합당 등 핵심 현안에 모호한 입장만 반복하다 보니 ‘포스트 재보선’ 로드맵이 오리무중이라는 게 비판의 요지다. 중진과 초·재선을 가리지 않고 주 권한대행이 조속한 거취 표명으로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 확실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열린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주 권한대행을 향한 중진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조경태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많은 당원들이 대체 우리 당은 전당대회를 언제 하느냐고 묻는다”면서 “현 지도부가 빠른 시일 내에 전당대회 일정을 공개하고 전당대회 준비위를 공정한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병수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중진 불출마론’을 거듭 제기했다. 서 의원은 “중진 의원이나 지도부가 스스로 한 번씩 돌아봐야 한다”며 “내가 나서는 게 당에 도움될지 아니면 젊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새로운 정치세대를 구축하는 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참석자들끼리 차기 당권을 놓고 날 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홍문표 의원은 당대표 주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이 선거 후보 단일화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담합한다는 게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주 권한대행과 정 의원은 모두 단일화 논의를 부인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뒤섞여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 권한대행이 출마 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야 꼬인 매듭이 풀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주 권한대행이 전당대회에 나올지 말지 거취 표명을 해야 하는데 통합 얘기만 하면서 말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 세대교체를 주장해온 초선 의원들도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전당대회 일정과 주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재선 의원 16명은 최근 회동을 하고 주 권한대행을 향해 “이번 주 내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4·7 보궐선거 당일 당직자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당 윤리위원회에 앞서 이날 자진 탈당했다. 송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모든 것이 다 저의 부덕의 소치”라며 “당사자들은 물론 당원 동지, 국민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폭행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으나, 당 안팎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당을 떠났다. 송 의원의 탈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1석으로 줄게 됐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지난 12일 송 의원을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