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우버’ 그랩이 나스닥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2500억원을 투자한 SK㈜도 투자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4일 SK그룹의 지주회사 SK㈜에 따르면 동남아 모빌리티 기업 그랩(Grab)이 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그랩은 스팩 상장 기업 중 최대규모의 기업가치인 약 396억 달러(약 44조원)로 평가받고 있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해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서 음식 배달, 금융, 결제,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그랩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70% 증가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SK㈜는 2018년 그랩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그랩 상장이 완료되면 SK 지분가치도 5900억원으로 투자금 대비 2.4배 정도로 늘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2018년 120억원을 투자한 이스라엘의 자동차 빅데이터 기업 오토노모(Otonomo)가 2분기에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2017년 40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모빌리티계 에어비앤비’ 투로(Turo)도 하반기에 상장이 예상된다.
SK㈜는 모빌리티 산업의 유망 기업들에 선제적 투자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2017년 투자전문회사 전환을 선언한 SK㈜는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선 영문 사명을 지주회사를 뜻하는 ‘홀딩스’를 빼고 ‘SK Inc.’로 바꾸기도 했다. 현재 SK㈜는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