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막힌 자동차산업… 생산·내수·수출 ‘3중고’

입력 2021-04-14 04:06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 여파로 지난달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내수·수출이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올 3분기까지 자동차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은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한국GM의 부평2공장 감산, 르노삼성의 닛산로그 수출 중단 등의 영향으로 33만3848대에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서도 9.5%나 감소한 수치다.

내수 판매는 17만13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다. 수입차 판매는 33.7% 급증한 반면 국산차는 부품 공급 차질 탓에 6.2% 감소한 14만523대가 팔렸다. 수출 역시 1.4% 감소했다. 올 들어 2개월 연속 생산·내수·수출이 ‘트리플(삼중) 두 자릿수 증가’를 보였던 기세가 꺾인 것이다. 국내외 자동차 수요는 충분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이어질 경우 자동차산업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수급의 98%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주요 반도체 수급업체인 TSMC사 등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는 최근 2~3% 정도 생산을 늘렸다.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 정부는 물론 TSMC 측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TSMC로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부터도 공급 압력을 받고 있어 우리나라부터 물량을 늘려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활한 차량용 반도체 조달을 위해 주요국과 계속 협의하는 한편, 관련 부품과 모듈 중 단기간에 사업화가 가능한 품목을 발굴해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대란을 신속히 해결할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3월 자동차산업이 주춤했지만 1분기 전체로 보면 자동차산업 생산은 1년 전에 비해 12.2% 증가했다”면서 “차량용반도체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