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슈터 전성현(29)이 4강 플레이오프로 가는 첫 길목에서 역전승을 이끌었다.
KGC는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남자프로농구 KBL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90대 80으로 역전승, 5전 3선승인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전성현은 이날 교체출전 했으나 3점포 5개를 포함해 21득점으로 역전극의 주연이 됐다. 양 팀은 13일 안양에서 2차전을 벌인다.
초반은 KT가 앞섰다. 경기 전부터 KGC의 투맨 게임 봉쇄를 목표로 내건 KT 서동철 감독의 작전이 먹혀드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김영환 양홍석 김현민의 외곽포가 고루 터졌다. 2쿼터에도 KT가 특유의 점수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점수를 9점 차까지 벌렸다. KT가 허훈이 중심이 된 화려한 속공이 힘을 발휘한 반면 KGC는 야투 성공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분위기에 말려들었다.
중반이 지난 뒤 경기는 급격하게 반대편으로 기울었다. 정규리그 막판 대활약했던 KGC 전성현이 추격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전성현은 2쿼터에만 3점 6개를 시도해 4개를 꽂아 넣으며 점수 차를 4점까지 좁혔다. 전성현의 활약 속에 KGC는 3쿼터 들어 문성곤과 양희종의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62대 60로 역전에 성공한 채 4쿼터를 맞았다.
내리막을 탄 KT는 4쿼터 들어 눈에 띄게 힘이 빠졌다. 경기 종료를 6분 넘게 남기고 일찌감치 허훈을 벤치로 내린 KT는 문성곤에게 리바운드를 계속 뺏기고 이재도에게 레이업슛까지 내주며 10점 넘게 뒤졌다. 경기 종료 약 20초를 남기고는 이날 슛감이 좋지 않았던 문성곤에게 3점까지 얻어맞았다.
KT 서동철 감독은 “상대가 잘했다기보다 우리가 못해서 진 승부”라고 자책하며 선수들의 투지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역전되고 나서 선수들이 표정부터 많이 흔들렸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아 세 번째 타임아웃도 빨리 썼다”고 말했다.
전성현은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KT 가드) 박지원이 심판이 안 볼 때 자꾸 때리고 바지까지 내렸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멘탈이 좀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2쿼터 중반 골대 앞에서 박지원과 부딪혔을 때 오펜스 파울을 받은 뒤 열이 확 받았다. 그 뒤 슛이 잘 들어갔다”며 “(시리즈를) 3대 0으로 끝내는 걸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안양=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