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국민연금 “사자”… 증시,신고가 쓰나

입력 2021-04-12 04:07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난 가운데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 한도를 확대하면서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신고가 행진에 나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장에서 2조1700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은 각각 2조700억원, 85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3061.42에서 지난 9일 3131.88로 2.3%(70.46) 상승했다. 9일 장중에는 3156.04까지 오르며 지난 2월 17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특히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최장 연속 순매수다. 이 기간 코스피도 매일 올라 7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지난해 12월 23일~1월 5일 이후 가장 오래 상승세를 지속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 변화는 IT 중심의 제조업 경기와 교역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며 “한국처럼 IT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외국인이 갑자기 돈을 빼지 않는 한 지난해 11월 약 5조원을 사들인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월별 외국인 순매수가 기록될 전망이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코스피가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수급 개선 기대감도 높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9일 국내 주식에 대한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허용 한도를 현행 ±2% 포인트에서 ±3% 포인트로 1% 포인트 확대키로 했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는 16.8%로 최대 허용 범위가 18.8%에서 19.8%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올해 1월 기준 국민연금 운용 규모는 855조원 정도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은 기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국내 주식을 16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전체 순매도 규모(30조4000억원)의 55%를 차지한다. 연기금 순매도 중 국민연금 몫은 15조~1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있어 3170선 돌파 시 역사적 고점도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