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세 미만 제외하고 AZ 접종 재개… 불신 해소에 힘써야

입력 2021-04-12 04:02
혈전 생성 논란으로 연기 또는 보류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오늘부터 재개됐지만 11월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우선접종 대상자인 30세 미만 의료인·특수교사·감염 취약시설 종사자 등은 희귀혈전증 위험에 비해 접종의 이득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2분기 AZ 백신 접종 대상자 중 30세 미만은 64만명으로 당장 이들의 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로선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AZ 백신을 대체할 백신을 확보한 독일과 이탈리아는 만 60세 이상, 프랑스는 만 55세 이상에 대해서만 AZ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또 이미 1차로 이 백신을 접종했어도 2차 때는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으로의 교차 접종을 허용했다. 그러나 국내에 공급된 백신은 AZ와 화이자 2종뿐이고 화이자 물량은 충분치 않아 교차 접종이 어렵다. 정부가 상반기에 확보한 백신 1808만8000회분 가운데 AZ 백신은 1067만4000회(59%)로 비중이 높다. AZ 백신 이외 다른 백신의 추가 확보가 시급한 만큼 정부는 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AZ 백신에 대한 신뢰성 확보도 관건이다. 당국은 11일 AZ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30세 이상에 대해선 예정대로 접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희귀혈전증의 발생 빈도는 100만명 당 1.3명으로 추정돼 매우 드물다지만, 유럽에선 100만명 당 6.5명으로 국내보다 5배 정도 높다. 만에 하나 나에게 희귀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백신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없으니 걱정이 쉽게 가라앉을 리 없다. 정부는 AZ 백신과 관련된 국내외 정보를 최대한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고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 희귀혈전증 관련 이상반응 발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접종자들에게 특이사항이 생길 경우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