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최대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의 건조 작업을 마치고 진수 시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전후해 잠수함을 전격 공개하며 미국 신행정부를 압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정부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2019년 7월 공개한 잠수함의 건조를 끝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조선소를 찾아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봤다”고 전하며 잠수함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잠수함의 규모와 능력은 소개되지 않았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로미오급(1800t) 잠수함을 개량해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2000t 이상)을 건조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한·미 정보 당국도 새로 건조한 잠수함에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잠수함 진수 시기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북한 입장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미국이 경계하는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내보임으로써 몸값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SLBM은 수중에서 기습 발사가 가능한데다 공격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기도 어려워 미국에도 위협적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태양절 앞뒤로 잠수함 진수식을 하며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래 태양절을 전후해 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하며 한반도에 긴장 국면을 조성한 전력이 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잠수함 진수식이 막바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진수식을 하면 시운전과 해상 수락시험(입증시험), SLBM 시험발사 등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추가로 설명할 북한군의 활동은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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