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주택가격은 대부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주요 10개 선진국 중 4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량 공급된 재정·유동성과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탓으로 분석된다.
보험연구원은 11일 ‘코로나19 확산과 주요국 주택가격’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의 위기가 발화점이 된 2009년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국 부동산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주요 7개국(G7)과 한국·호주·스페인 합쳐 10개국 가운데 스페인을 제외한 모든 국가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 주택가격 성장률은 지난해 8.5%로 독일(11.4%), 미국(8.9%), 캐나다(8.6%) 다음으로 높았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대규모 재정정책 통한 이전 소득 증가, 재택 근무 확산으로 인한 주택 수요 확대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2009년 당시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0% 포인트 증가하는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0%포인트 내외로 급증하는 등 전례없는 재정 확장책이 시행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부족 우려와 주택 가격 추가 상승 기대감 등이 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윤성훈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을 지나 경제가 회복되면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이 축소되고 금리가 상승하면 한계 대출자 부실 가능성이 높다. 가계대출의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