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에서부터 ‘샤이 진보표’를 끌어내 본투표에서 진보 대결집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민주당은 종로 등 전통적인 텃밭인 11개 자치구 사전투표에서 앞섰으나 총 득표수에서 국민의힘에 10만표 넘게 뒤지며 체면을 구겼다. 40, 50대는 사전투표로 민주당에 힘을 실었으나 부동산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분노한 민심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94만5000표를 얻어 박영선 더불의민주당 후보(84만3000표)에게 10만2000표 앞섰다. 본투표와 마찬가지로 강남 3구(서초·송파·강남)가 오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특히 강남에서 오 후보는 박 후보(2만9000표)의 두 배가 넘는 6만3000표를 얻었다. 박 후보는 11개 자치구(종로·중랑·성북·강북·도봉·은평·서대문·강서·구로·금천·관악구) 사전투표에서 오 후보에 앞서며 체면치레를 했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는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민주당도 선거 시작 전부터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한 판 뒤집기를 노렸었다. 박 후보가 11개 자치구 사전투표에서 오 후보에게 앞선 것도 이 같은 민주당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이 휴일이었던 만큼 경제 활동 인구가 집중된 40, 50대가 투표장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장 보선 사전투표율은 20.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