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늘 ‘근데요’ 하던 의심과 불신 주님이 주신 증거 ‘부활’로 풀려

입력 2021-04-12 03:09

어릴 때부터 옳고 그른 것이 명확해 항상 답이 딱 떨어져야만 수긍했고 학교에서도 복장, 머리 등 온갖 규정과 규칙을 완벽히 지키는 ‘범생이’였다. 지방선거가 있었을 때 어느 시장 후보가 사무실에 찾아와 출마 이유와 공약을 얘기하는데 비합리적인 부분이 보였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근데요. 계획하신 일에는 이런 저런 문제가 있는데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있나요”라고 했더니 얼렁뚱땅 답을 회피하기에 마음에서 바로 탈락시켰다. 이런 성격은 하나님의 말씀과 늘 부딪혔다. 목사님 말씀이 이해되지 않으면 ‘근데요, 이걸 어떻게 믿어요? 근데요. 저건 왜 그런 거예요?’ 하며 계속 의문의 토를 달았다. 내가 죄인인 것은 알겠는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만큼 내가 심한 죄를 지었다는 것은 쉽게 인정되지 않았다.

세무 회계 사무실에 근무하며 어느 법인 결산을 할 때였다. 생각지도 못한 나의 실수로 건설업체 면허취소 위기에 잠도 못자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예배 때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이 선포되니 너무 황당했다. ‘근데요 저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예수님 때는 세무 보고할 일이 없으니 염려할 일이 없었겠죠.’ 말씀에 토를 달았지만 왠지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신 것 같아 더욱 교회와 말씀에 집중했다. 일꾼 언니가 ‘네가 믿지 못하고 근데, 근데 하는 것은 말씀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너의 명철을 의뢰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 말조차 듣지 못했다. 밤늦게까지 말씀을 들어도 대문을 나설 때면 다시 ‘근데요…’가 나왔고, 마음은 너무 답답해지고 미칠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놀랍고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다. 예배시간에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사도행전 17장 말씀 중에 ‘증거’라는 단어가 내 귀에 쏙 들어왔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믿을 만한 증거’는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었다.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였고, 제자들과 500여 형제들이 동시에 보았다는 기록은 실제였다.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로 그렇게 고민했던 예수님의 부활이 실제가 되자 나는 바로 무릎을 꿇었다.

‘근데요’ 하던 의심과 불신이 하나님께서 주신 확실한 ‘증거’를 통해 한 순간에 정리됐다. 하나님이 주신 증거보다 내 생각을 더 믿었던 나. 내가 이해되지 않으면 예수님조차도 믿을 수 없다고 했던 나. 하나님보다 언제나 내가 먼저였으니 절대 예수님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로소 나는 십자가에 달리시고 믿을 만한 증거를 주신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만이 내 마음의 주인이심을 온 마음으로 고백했다.

진정한 신앙생활은 장소와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부활의 표적을 통해 예수님을 믿느냐, 아니면 생각이나 느낌으로 믿으려고 하느냐’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날 이후 나의 신앙생활을 믿어보려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 흔들리지 않는 부활의 증거로 말씀에 토 달지 않고 기쁘게 아멘 한다. 아주 가끔 ‘근데요~’가 스물스물 올라올 때는 내 생각이 아닌 예수님의 부활을 묵상한다.

옳고 그름이 정확하고 매사 딱 떨어져야 하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근데, 이건 이래서…. 근데, 저건 저래서…’ 했던 내가, 부활이라는 확실한 증거로 참 자유함을 누린다. 내 모습을 보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부활을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 부활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알 수 있기에 감사하다. 그 몸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나를 사랑하신 주님께 나의 사랑을 올려드린다.

최경희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