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의 상흔이 서린 충남 서천군 옛 장항제련소(사진) 일대 ‘브라운필드’를 생태환경 거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청사진이 나왔다.
충남도는 7일 서천군청 대회의실에서 ‘장항 오염 정화토지 활용방안 기본구상 연구용역 1차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국토연구원은 ‘탄소중립 및 기후위기 시대 대응 장항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를 비전으로 내놨다.
주요 사업으로 장항 인공생태습지 및 멸종위기종 첨단 연구 및 관리센터 조성, 스마트 생태·역사 탐방로와 주요 관광거점을 연결하는 친환경 교통수단 마련, 장항 치유의 역사관 건립 등이 추진된다. 생태모방 연구센터 및 실증화단지를 비롯해 연안습지(블루카본)연구센터도 건립될 예정이다.
장항은 1900년대 초반 일제가 충청도 지역 미곡과 자원 반출을 목적으로 바다를 메워 조성한 곳이다. 1931년 장항선이 개통된데 이어 1936년 장항제련소 준공, 1938년 장항항 개항 등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가 서린 곳으로 꼽힌다.
장항항은 1964년 국제항으로 승격됐지만 1989년 장항제련소 운영 중단과 1990년 금강하굿둑 건설 등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1966년 16만1000명이었던 서천군의 인구도 69%나 줄어 현재 5만10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우성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는 “서천 브라운필드는 일제강점기 수탈과 국가산업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한 후유증으로 토양 오염 등의 아픔을 가진 곳”이라며 “아픈 역사에서 벗어나 이곳이 지역 성장동력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적의 활용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천=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