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완화… 코로나발 경제 불확실성 여전

입력 2021-04-08 04:06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코로나19 2차 확산 때부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전반적인 회복 흐름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단서를 달았다.

KDI는 7일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경제 심리도 개선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판단 근거로 전산업생산, 소비자심리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 지표 등을 제시했다.

2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음에도 전월(1.5%)에 이어 0.4% 증가했다. 또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4%로 2014년 7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고, 재고율(104.8%→103.0%)도 전월 대비 하락했다. 수출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며 제조업 경기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3월 하루 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16.6%로 전월(26.4%)에 이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또 서비스업은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지난 2월 중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서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KDI는 “서비스업생산이 전월 대비(계절조정) 1.1%, 2019년 동월 대비로는 2.0%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부진한 흐름에서 소폭 반등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소매판매액은 전월(0.0%)보다 높은 8.4% 증가율을 기록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97.4)보다 3.1포인트 상승한 100.5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소비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다만 고용 부분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수출 생산 판매와 달리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KDI는 “방역단계가 하향 조정되고 공공일자리 사업도 시작되면서 고용 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불확실성도 변수다. KDI는 “3월에도 코로나19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 수준을 지속한 가운데 해외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668명으로 89일 만에 가장 많았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