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3%와 15% ②심판과 재결집 ③2030표심… 관전포인트

입력 2021-04-07 00:03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은 ‘3% 내외 박빙 승부’, 야당은 ‘15% 이상 압도적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여당은 막판 조직력을 결집해 박빙 승부를 뒤집겠다는 계산이고, 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우세한 흐름을 이어 ‘정부심판론’에 불을 지피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에 앞서 이뤄지는 문재인정부 ‘마지막 평가’에 선거의 의미를 두고 있다. 압도적 차이로 야당이 승리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지만, 여당이 승리한다면 국정 동력을 다시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정권 재창출 교두보도 마련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선거에서 양당의 득표율과 심판론과 대안부재론이 어떻게 나타날지, 최근 ‘탈여당’ 현상을 보이는 2030세대 표심 향배가 어떨지 등을 주요 관전포인트로 꼽고 있다.

우선 득표율과 관련해 여야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에서 “3% 내외의 박빙 승부”라며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3% 포인트 이내 박빙 승부가 펼쳐진다면 우세한 조직력을 가진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샤이 진보’, ‘숨은 조직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소 15% 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길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국민의힘이 압도적 표 차이로 이긴다면 ‘정부 심판론’ 기세가 등등해지고 문재인정부 레임덕을 우려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하는 ‘야권 대결집’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 양천구 관계자들이 6일 4·7 재보궐선거를 위한 신정7동 제3투표소 설치를 마무리하고 기표소 앞에서 기표 도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의미를 문재인정부 마지막 평가에 두고 있다. ‘정부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는 정부 부동산 실정에 불만을 느끼던 민심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당이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정부심판론으로 굳혀진 선거의 의미를 바꿔보고자 하는 의도”라며 “대통령 레임덕까지 걸린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모두 부동산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있고, LH 사태가 처음 제기된 지 한 달이 넘었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선거 당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2·4 부동산 공급대책과 3·29 투기근절 대책을 연달아 내놓은 것도 시장의 평가를 앞두고 있다.

LH 사태, 불공정 이슈 등으로 분노한 2030세대의 기류가 투표에는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는 진보를 택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이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2030세대의 지지를 더 많이 받았다.

하지만 평일에 열리는 보궐선거 특성상 실제로 2030세대가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간의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2030세대 ‘샤이 진보’가 투표장을 적극 향할 가능성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는 2030세대의 불만 또는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잣대가 될 수 있다”며 “일자리, 부동산 문제에 불만을 가진 이들 세대가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생각할지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