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KBL 정규리그 시상식을 앞두고 부문별 경쟁이 치열하다. 시즌 최고의 선수를 뽑는 최우수선수(MVP) 부문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의 포워드 송교창(25), 지난 시즌 MVP인 부산 KT 가드 허훈(26)이 대결하는 구도다.
한국농구연맹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20-2021 프로농구 시상식을 개최한다. 올 시즌 정규리그를 최종 결산하는 자리다. 이후 프로농구는 10일 정규리그 4위 고양 오리온과 5위 인천 전자랜드의 대결을 시작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현재 MVP 부문은 송교창과 허훈의 2파전이다. 송교창은 KCC가 5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 15.4점, 리바운드 6.2개로 모두 국내 선수 2위를 차지했다. 지표상 드러난 활약뿐 아니라 전창진 감독이 중요시하는 ‘조직력 농구’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고리 역할을 했다.
허훈 역시 활약도에서 뒤지지 않는다. 평균 득점에서 송교창보다 앞선 15.6점으로 국내 선수 1위, 어시스트도 7.6개로 국내 선수 중 선두다. 가드 포지션에서는 국내 선수 중 최고라 할 만한 활약이었다. 허훈이 MVP를 수상하면 1999년 이상민 현 서울 삼성 감독과 2007·2016년 양동근 이래 MVP를 2시즌 연속 수상한 역대 3번째 선수가 된다.
추승균 해설위원은 “두 선수 모두 개인 성적은 상당히 좋다”면서도 “농구라는 팀 스포츠의 특성상 팀 성적과 기여도를 따질 수밖에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단순히 개인 성적만으로 MVP 자격을 따질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추 위원은 “송교창은 KCC에서 거의 팀을 이끌다시피 했다. 부상도 없이 경기를 거의 다 뛰었고 공헌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MVP 경쟁에서 우위에 뒀다. 그는 “허훈도 무척 잘했다. 하지만 KT 정도 되면 현 성적인 6위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보다 팀을 더 끌어올려 1~2위 다툼을 벌였다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감독상 부문에서는 KBL을 대표해온 두 명장 KCC 전창진 감독, 울산 현대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유이한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전창진 감독은 오랜 시간 야인으로 지내다 2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능력이, 유재학 감독은 에이스 양동근의 은퇴 뒤 비교적 약한 전력으로 평가되던 현대모비스를 우승경쟁까지 이끈 공로가 내세울 만한 점이다. 두 감독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이다.
추 위원은 “전 감독은 쉬는 기간 농구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는데도 자신의 방식을 고집해 우승까지 이뤄낸 게 큰 성과”라고 봤다. 유 감독에 대해서도 “가드진의 약점을 숨기고 강점인 포스트를 최대한 살려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팀의 리더 양동근이 은퇴하고 이적생도 많아 팀이 흐트러질 만했는데도 현대모비스만의 팀 문화와 팀워크를 잘 유지했다”고 말했다.
2강 구도인 다른 주요부문에 비해 신인왕은 ‘춘추전국’ 시대다. 서울 SK의 오재현과 동부 DB의 이준희·이용호, 부산 KT의 박지원 등이 경합 중이다. 추 위원은 “올해 신인들이 풍년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나름 팀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제 기량을 보여줬다”며 “올해 신인왕 후보에 오른 선수들은 내년 시즌 활약을 더 기대해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