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밝았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울산 남구청장과 경남 의령군수, 광역의원 8명과 기초의원 9명을 뽑기 위한 재보궐 선거 투표가 오늘 21개 선거구에서 실시된다. 공석인 일부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이고, 당선자의 임기도 1년2개월 남짓이지만 이번 재보선의 의미는 막중하다.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민심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상징성이 큰 서울과 부산의 단체장 선거가 포함돼 있어 해당 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내년 3월 20대 대통령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치러지는 선거라 결과에 따라 정국과 각 정당 내외부 역학구도에 큰 파장과 변화가 예상된다.
그런 만큼 선거 열기는 뜨거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총력전을 펼쳤다. 부동산, 교통, 일자리 등 분야별로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생활형 공약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네거티브 전략에 밀려 정책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 급급해 혼탁 선거를 부추긴 두 정당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여하튼 이제 심판이 남았다. 투표는 유권자가 주인임을 주장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권리이자 의무이다. 대리인을 잘못 뽑으면 유권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사전투표를 하지 않았다면 오늘 반드시 투표하길 바란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 비전과 정책, 소속 정당의 공과까지 따져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누구에게 투표해야 나와 우리 공동체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인가, 그것이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하는 건 물론이다. 그래야 우리 정치와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 기권보다는 차선, 차악이라도 선택하는 게 낫다. 참신한 소수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도 눈길을 돌려 보자.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것도 결코 의미가 작지 않다.
[사설] 현명한 한 표 행사로 정치와 삶 바꾸자
입력 2021-04-07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