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참사 부른 후보” vs “박영선, 존재 자체가 거짓말”

입력 2021-04-06 04:0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선거일을 이틀 앞둔 5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사거리 일대에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맞붙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내곡동’ ‘약속을 저버린 반칙왕’ 등 서로를 겨냥한 비방을 계속하며 혈전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내곡동 땅 보상 의혹과 공약 실현 가능성 등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에게 “왜곡 전문가, 용산참사를 일으킨 사람”이라고 했고, 오 후보는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 반칙의 여왕”이라며 약점을 부각했다. 생산적인 정책 토론은 이날도 찾기 힘들었다.

박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주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도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을 파고들었다. 박 후보는 “2002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후보 캠프) 대변인이었다. 내곡동 땅 개발계획을 사전에 알았던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2005년 내곡동 땅 현장 측량 직후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 설계용역을 시작한 점을 들어 “이 전 시장과 내통한 것으로, MB의 BBK와 같은 수준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주택정책 담당공무원의 보은성 승진 의혹도 제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강서구 등촌역 부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어 오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정비지수제 폐지 공약을 두고 “주민동의 절차를 생략하자는 것은 용산참사를 다시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라며 “기득권에만 이득이 가고 서민은 혜택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가 지난해 8·15 광화문집회에 참가한 것을 두고는 “전광훈 목사 태극기집회와 함께하느냐. 시장이 되면 광화문집회를 허용할 것이냐”라고 몰아세웠다.

오 후보는 여당이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위해 당헌을 바꾼 사실을 거론하며 “존재 자체가 거짓말인 박 후보가 지금은 반칙의 여왕”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가 계속해서 내곡동을 거론하자 “내곡동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생태탕 매출 때문에 관계되느냐”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LH 의혹과 관련해선 “서울시가 제안서를 최초 제출한 것도 이 전 시장 시절로 저의 시장 취임 전이었다”며 “공무원 승진도 장기전세주택을 성공시킨 분으로 시에서 이의제기한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오 후보는 “1년 임기인데 선거공보물에 나온 공약만 100개가 넘는다. 그중 몇 개만 계산해도 3조원이 넘는다”며 서울시 빚이 10조원 가까이 늘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의 수직정원 공약에는 “몇 조원을 들여 만들어도 거기서 생산하는 산소량은 남산이 생산하는 산소량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효용성을 문제 삼았다. “교통섬 안에 짓겠다는 아파트도 안에서 보면 차들이 뱅뱅 돌아 어지러울 것”이라고도 비꼬았다. 오 후보는 문재인정부 들어 공시지가가 급격히 상향된 점을 짚으며 “많은 서울시민이 재산세가 급격하게 올라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전혀 반성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토론회 막판 사회자의 요청으로 어색한 칭찬을 1분간 주고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는 MBC 법률상담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방송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언변이 좋다”며 “패션 감각도 다른 분보다 뛰어나지 않나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장점으로 ‘집념’과 ‘열정’을 꼽으며 “끝까지 승승장구해 대성하는 정치인으로 귀감이 되면 젊은 여성들에게 롤모델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