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노리나… ‘거짓말 프레임’ 밀어붙이는 민주

입력 2021-04-06 00:04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4·7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5일 부산 중구 자갈치 공영주차장 유세에서 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왼쪽 사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수영구 현대아파트 앞에서 시민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동원해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거짓말 프레임’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다. 여권 지지층 결집 성격도 있지만 재보선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지더라도 남은 1년2개월여 잔여 임기 내내 상처를 내 2022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다.

여권의 ‘빅스피커’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에는 5일 서울 내곡동 투기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측량 후 식사를 했다는 생태탕집 아들 A씨가 전화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힘이 ‘생떼탕이다. 생떼를 쓴다’고 공격하면서 어머니가 공격을 받자 화가 나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며 “저희 가게는 손님의 95%가 정장 차림인데 (오 후보가) 하얀 면바지를 입고 있어 상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인 생태탕집 주인도 전화 인터뷰에서 “경작인이 ‘큰 손님(오 후보)을 모시고 왔다’ 네 번째 그러기에 ‘많은 손님을 모셔와야 큰 손님 아니냐’며 성질을 냈다”고 말했다. A씨는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도 예고했으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와 신용카드 영수증 등 오 후보 방문을 입증할 ‘스모킹건’ 부재 등으로 이를 취소했다.

김씨 라디오에는 이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 의혹과 2012년 총선 당시 ‘성추문 거짓폭로 교사’ 의혹을 각각 주장하는 인사들도 출연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거대책위는 이를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사람이 부산시장이 된다면 부산 시민을 상대로 어떤 행위를 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라며 맹비난했다. 빅스피커를 활용해 선거운동 막판 집중적인 네거티브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패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서울·부산시장을 선출하는 만큼 생채기를 내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많다.

민주당은 특히 야당 후보들이 선거에서 승리해 서울·부산시장이 되더라도 당선무효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각 의혹에 대한 두 후보의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며 “그 거짓말 덕분에 당선된다면 이는 사법당국이 당선 무효형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당 법률위원회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개될 상황을 감안했을 때 서울·부산 시정에 또 다른 야당발 시정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언론에 대해서도 불만을 여과없이 표시하고 있다. 최 대변인은 “(여당에 불리하게) 선택적으로 보도하는 기류가 있어 보인다”고 불만을 표했다. 오 후보나 박 후보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가 거의 없거나 편파적이라는 게 민주당의 불만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재보선 후 언론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언론개혁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보선이 끝나면 강도 높은 언론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 “이런 식으로 가면 대선에선 끔찍해진다”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강준구 이현우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