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창 진단비부터 다자녀여성 암보험 할인까지… 특허 보험 ‘전쟁’

입력 2021-04-06 20:39

욕창 진단비부터 다자녀 출산 여성 특정 암보험 할인까지 배타적 사용권을 얻은 일종의 ‘특허 보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말 보험업계 최초로 출시한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이 손해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로부터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백신 부작용 등 사회적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면서 생활밀착형 위험 보장이라는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아나필락시스는 음식물, 백신 접종 등 외부 자극을 받아 급격하게 진행되는 알레르기 반응이다. 해당 특약은 응급실을 내원해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차례 200만원을 지급하는 보장이다. 삼성화재 건강보험상품인 ‘태평삼대’ ‘마이헬스파트너’ 등의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다.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으면 다른 보험사가 해당 기간 동안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한시적 독점 판매권인 셈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국내 아나필락시스 환자 증가 추세에 착안해 1년 이상 준비 기간을 거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이 지난달 말 출시한 2세대 건강증진형 상품 ‘라이프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업계 최초로 걷기·달리기·수영·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등의 활동량을 반영해 일평균 7500걸음인 ‘건강걸음’ 기준을 달성하면 다음 달 보험료를 25%까지 최대 60차례 할인해준다. 활동량은 스마트워치로 측정한다.


DB손해보험 ‘더필요한 소득보장보험’에 탑재된 욕창 진단비 특약은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의료인프라 포화, 고령인구 비중 증가로 욕창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보장이다.

DB손보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욕창 환자수는 28% 늘었다”며 “욕창 진단비 개발로 적기 치료를 지원함으로써 중증질병으로의 진행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DB손보는 배타적 사용권 제도 도입 이후 장기보험에서만 15번째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 보험업계 최다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다자녀 출산여성 특정 암보험료 할인 특약에 대한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암 예방부터 치료와 요양까지 보장하는 미래에셋생명 ‘헬스케어암보험’을 통해 판매하는 보장이다.

2019년 의료기기 업체와 유방암 전문 보험상품 공동개발 시작해 출산 및 모유 수유 연계 유방암 위험률 개발, 출산 연계 난소암 위험률 개발 등을 진행하며 2년간 준비했다고 한다. 해당 특약을 적용하면 기존 암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1.5~2.0% 줄어든다는 게 미래에셋생명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임신 경험 여부에 따라 유방암 등 여성암의 상대위험도 차이가 있는 것에 착안해 개발한 특약”이라며 “다자녀 출산 피보험자에게 보험료 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독창성과 진보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앞서 자궁경부암 백신 암보험료 할인 특약, 비흡연 치아보험료 할인 특약을 출시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MG손해보험은 (무)스마트 건강종합보험에 탑재한 여성 난임 진단비 및 치료비 담보 각각에 대해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여성 난임 진단비는 난임검사에서 여성난임질병 진단을 받은 경우 가입금액을 최초 1회 보장한다. 여성 난임 치료비는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시험관) 시 급여항목에 대해 각각 최초 1회 보장한다. 가입대상은 20~40세 미혼여성이다.

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새로운 난임 리스크(위험) 영역에 대한 시장 발굴, 난임에 대한 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과 관련해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MG손보 관계자는 “난임치료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에도 경제적 부담이 있어왔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보험산업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자 난임치료를 돕는 신담보들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했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이 출시한 업계 최초 눈 전용 보장 상품인 ‘무배당 밝은눈 건강보험’은 망막특정질환 진단비, 각막특정질환 진단비, 안구특정상해 진단비 등 3개 특약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안구의 특성상 사전 진단비도 보장받을 수 있어 고객은 진단 후 수술, 약물 등 치료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상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무배당 밝은눈 건강보험은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구질환을 검사, 시술, 수술 등 단계별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기본 보장은 눈 검사 및 치료에 필요한 눈(안와)안심보장치료비다.

KB손해보험의 신규 위험 보장인 갑상선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비는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KB손해보험 대표 암보험 ‘KB 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에 탑재된 이 특약은 갑상선암 진단 확정 및 수술 후 갑상선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를 받은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KB손보 관계자는 “갑상선암 수술환자의 약 90%가 수술치료 후 재발방지를 위해 갑상선호르몬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며 “암치료의 보장영역을 항암·수술치료 이후 재발 방지 단계까지 확대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