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함께 유세하는 모습이 지지층을 모으는 데 긍정적이다. 일자리·부동산 문제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호응이 더 뜨거운 것 같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4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인근의 오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대학원생 하모(30)씨는 이렇게 말했다. 오 후보가 안 대표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서울시 공동경영, 상생과 공존의 모범사례를 보여드리겠다”고 하자 지지자들은 “오세훈! 안철수!”를 연호했다. 세빛섬은 오 후보의 과거 서울시장 시절 주요 성과로 꼽힌다.
보수 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 때는 철저하게 외면받았지만, 최근 유세 현장은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려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총선 때는 젊은층은 주로 피해갔는데, 요즘은 인사를 다니면 2030세대가 먼저 다가와 셀카 촬영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오후엔 광진구 아차산역과 어린이대공원 앞 유세에서 문재인정부를 규탄하고 자신을 응원하는 청년들의 자유발언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청년 마이크’ 행사에서 대형 유세차 위로 올라간 청년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무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를 듣던 오 후보는 “정말 꿈꾸는 것 같다. 너무너무 가슴이 벅차다”고 감격해 했다.
오 후보는 지난 1일에는 청년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 인근과 강북구 미아사거리역 인근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오 후보는 10분 발언 동안 ‘젊은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사용하며, 청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를 지켜본 직장인 김모(28)씨는 “부동산 문제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며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오 후보에게 표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유세 틈틈이 이뤄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젊은이들 마음이 돌아선 건 문재인정부에 품었던 기대와 환상이 깨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집권세력이 입만 열면 공정을 얘기하면서 공정사회를 강조했지만 정치행태는 불공정이었고 갑질이었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1년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공약으로 ‘1인 가구 안심 특별대책본부’ 설치를 꼽았다. 그는 “젊은층 1인 가구가 많아졌는데,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범죄 불안감 때문에 혼자 살면서도 늘 굉장히 예민하고 불안하다”며 “서울시가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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