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동행취재] “2030 지지 꿈 같다” 울컥한 오세훈

입력 2021-04-05 04:06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4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 걷기 행사 도중 아이언맨 복장을 입고 나타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함께 유세하는 모습이 지지층을 모으는 데 긍정적이다. 일자리·부동산 문제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호응이 더 뜨거운 것 같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4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인근의 오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대학원생 하모(30)씨는 이렇게 말했다. 오 후보가 안 대표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서울시 공동경영, 상생과 공존의 모범사례를 보여드리겠다”고 하자 지지자들은 “오세훈! 안철수!”를 연호했다. 세빛섬은 오 후보의 과거 서울시장 시절 주요 성과로 꼽힌다.

보수 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 때는 철저하게 외면받았지만, 최근 유세 현장은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려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총선 때는 젊은층은 주로 피해갔는데, 요즘은 인사를 다니면 2030세대가 먼저 다가와 셀카 촬영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오후엔 광진구 아차산역과 어린이대공원 앞 유세에서 문재인정부를 규탄하고 자신을 응원하는 청년들의 자유발언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청년 마이크’ 행사에서 대형 유세차 위로 올라간 청년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무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를 듣던 오 후보는 “정말 꿈꾸는 것 같다. 너무너무 가슴이 벅차다”고 감격해 했다.

오 후보는 지난 1일에는 청년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노원구 서울과학기술대 인근과 강북구 미아사거리역 인근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오 후보는 10분 발언 동안 ‘젊은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사용하며, 청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를 지켜본 직장인 김모(28)씨는 “부동산 문제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며 “대선 때는 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오 후보에게 표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유세 틈틈이 이뤄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젊은이들 마음이 돌아선 건 문재인정부에 품었던 기대와 환상이 깨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집권세력이 입만 열면 공정을 얘기하면서 공정사회를 강조했지만 정치행태는 불공정이었고 갑질이었다”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1년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공약으로 ‘1인 가구 안심 특별대책본부’ 설치를 꼽았다. 그는 “젊은층 1인 가구가 많아졌는데,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범죄 불안감 때문에 혼자 살면서도 늘 굉장히 예민하고 불안하다”며 “서울시가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