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보터’ 종로·동작 사전투표율 1·2위… ‘백중세’ 조짐

입력 2021-04-05 00:05
서울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4일 서울 종로구 선관위 통합관제센터에서 관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2~3일 실시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에서 종로구가 24.44%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권현구 기자

지난 2~3일 이틀간 실시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투표율이 20.54%(서울 21.95%, 부산 18.65%)로 집계돼 재보선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전통적 ‘스윙보터(swing-voter)’ 지역인 종로구가 24.44%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고, 지난해 총선에서 여야 간 박빙 승부가 펼쳐진 동작구가 23.62%로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권역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 ‘강북서권’(은평·서대문·마포·용산·종로·중구)에서 권역별 최대인 22.5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종로를 비롯한 상위권 지역의 상당수가 여야 지지율이 엇비슷한 이른바 ‘스윙보터’ 지역인 데다 자치구마다 투표자 수가 크게 차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전투표율만 놓고는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 사전투표율 20.54%는 2014년 재보선의 19.4%를 넘어서는 최고 기록이다.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인 20.1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현재 지역별로만 분류·공개된 사전투표율을 분석해 어느 한 정당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사전투표율 1, 2위를 기록한 종로구와 동작구 모두 지난해 4월 총선 비례대표 정당별 투표에서 여야가 1% 포인트 안팎의 경합을 벌인 ‘박빙 지역’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이 박빙 지역구를 중심으로 비교적 높게 나온 점을 들어 이번 사전투표에서 여야 양쪽 지지층이 모두 총결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지지층이 이전부터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 왔음을 이유로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비리와 거짓말, 특혜 의혹으로 얼룩진 국민의힘 후보를 심판하기 위한 시민들의 투표 열기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흐름을 보였던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율이 25%는 나와야 했다”며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의 약세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 ‘강북서권’이 나머지 3개 권역에 비해 투표율이 높았다. 특히 이 지역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운동에서 판세 역전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인 곳이다. 하지만 유권자 수가 강북서권보다 30만여명 많은 강남동권(송파·강남·서초·강동구)이 권역별 두 번째로 높은 사전투표율(22.36%)을 보인 점은 국민의힘으로선 다행이다.

국민의힘은 본투표에서 지지층 결집을 내심 바라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실수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하게 투표를 독려하는 게 현재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사전투표 참여 의향이 더 높아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부분은 민주당이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도 있다”며 “다만 사전투표를 꺼리는 보수층이 얼마나 본투표에 참여하느냐가 최종 판세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