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시장을 새로 뽑는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최근 지방선거와 재·보선에 비해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2일 시작됐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수도 서울과 제2 도시 부산의 민심을 가늠할 전초전이어서 정치적 후폭풍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하루 만에 바뀌는 게 선거”라며 막판 대반격을 시도했고 국민의힘은 “분노한다면 투표해 달라”며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서울·부산에선 직전 지방선거 때보다 많은 시민이 투표소를 찾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후 5시 기준 서울 투표율은 8.68%, 부산 투표율은 7.8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8년 7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인 서울 6.99%, 부산 6.76%를 일찌감치 넘어선 결과다. 2017년 4·12 재·보선과 2019년 4·3 재·보선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에 비해선 월등히 높다. 보궐선거임에도 시민 참여도가 부쩍 높아진 터라 3일 집계될 최종 사전투표율은 7회 지방선거(서울 19.1%, 부산 17.1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지지층 결집, 야당은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역전을 기대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바닥 민심이 변하고 있다. 하루 만에도 흐름이 바뀔 수 있는 게 선거”라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주장은 완전히 파탄 났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부각했다. 오 후보는 “젊은이들이 좌절 않을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어 달라”며 20·30세대 결집을 촉구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분노한다면 투표해달라”며 투표 독려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전투표 첫날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 등 여러 정치인이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투표권을 행사했다. 박영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도 사전투표를 했다.
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90)를 부축한 채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있는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투표에 나섰다. 여야 모두 높은 사전 투표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선 방역을 위해 1m 간격 거리를 둔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져 열기를 띄었다. 50대 남성 김모씨는 “치솟는 집값 문제를 해결해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정모씨는 “신혼 가정을 꾸리는 젊은이들이 평생 일해도 내 집 하나 마련 못 한다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김동우 양민철 최지웅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