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창립 23주년을 맞는 오는 7일 영세 어르신과 에너지 빈곤가정에 생활필수품 키트를 제작해 나누는 일로 기념행사를 대체한다고 1일 밝혔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지난해에도 창립 행사 자체를 취소하고 예산 전액을 취약계층 마스크 및 라면 구입에 사용했다.
허기복 목사는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 상황 속에서 어르신들을 조금이라도 따듯하게 해드리려는 의도로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선택을 했다”면서 “그동안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해 주신 한국교회 성도들과 봉사자들께 감사드리며, 올해도 연탄 가족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보는 일을 잘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연탄은행은 오는 7일 강원도 원주 밥상공동체 복지관에서 ‘오만가지 행복나눔’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는 빈곤층에 마스크 쌀 국수 소금 미역 양말 등 5만원 상당의 생필품이 담긴 나눔 키트를 제작해 전달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당 가구들이 복지관에 ‘워킹 스루’ 방식으로 들러 나눔 키트를 받아갈 수 있게 했다.
지역 화훼농가를 돕는 ‘꽃 선물하기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면서 꽃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는 화훼농가를 돕고 지역주민들에게는 행복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1998년 4월 외환위기 당시 원주 쌍굴다리 아래에서 무료 급식을 하며 출발했다. 23년간 총 129만명에게 무료 급식을, 41만 가구에 6478만장의 연탄 나눔을 했다. 밥과 연탄뿐만 아니라 노숙인 자활시설, 지역아동센터, 에너지은행사회적협동조합 등을 설립해 빈곤층을 돌봐왔다. 연탄은행 측은 “지금까지 48만3933명의 자원봉사자가 사랑의 연탄나눔과 무료 급식 등에 손을 보태 주셨다”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