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젊은 여성들… AZ 혈전 논란 “2차 접종 피하고파”

입력 2021-04-01 00:02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혈전 생성 논란으로 독일 전역에서 접종이 중단되자 국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혈전 생성이 주로 보고된 젊은 여성들의 우려가 크다. 의료진 사이에서도 접종을 하지 않거나 1차 접종을 했더라도 2차 접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아직 일부 국가에서만 접종 중단 조치를 취한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30대 간호사 A씨는 31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계속 혈전과 관련한 소식이 들리니 2차 접종을 해도 될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소재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최모(25·여)씨는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2차 접종까지 마치겠다는 반응이지만 우리 병원 의료진 중 3분의 1 정도는 혈전 등 여러 논란 때문에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간호사 B씨(35·여)는 “혈전증 논란 소식을 들었지만 의료진이라서 의무감으로 맞았다”며 “어차피 1차 접종을 완료했다면 2차도 맞아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뇌정맥동혈전증(CVST)이 발생했다는 논란은 앞서 유럽에서 시작됐다. 이후 유럽의약품청(EMA)과 방역 당국은 접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캐나다에 이어 독일도 예방접종위원회를 거쳐 만 60세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이 백신을 접종하기로 30일(현지시간) 결정했다.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CVST 의심 사례는 31명 발생했고, 대부분이 만 60세 이하 여성이었다. 이 중 9명은 사망했다.

아직 혈전증과 백신간에 연관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CVST는 백신 접종 100만건당 1명꼴로 극히 드물게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혈전증과 관련해 지난 1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CVST 소견을 받은 20대 남성 사례 1건이 있었다.

혈전 논란에 대해 방역 당국이 이른 시일 내 답을 내놓긴 어려운 상황이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백브리핑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해외사례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국내 발생 상황과 견줘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정익 접종기획팀장도 “(접종 중단이) 국제적으로 보편적 상황이 되는지 특수 일부 국가에서 지엽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지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접종 불안감이 더 커지면 2차 접종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특히 오는 8일부터 젊은 여성이 많은 일부 보육교직원(특수교육 종사자, 보건교사,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 6만400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

코로나19 유행은 최근 소폭 증가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506명 늘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한다. 만 75세 이상 고령자와 노인시설 입소자·종사자의 백신 접종도 시작된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