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내려간 김태년 “文 대통령과 소주 한잔했다”

입력 2021-04-01 04:07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31일 부산 진구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회의를 한 뒤 김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으로 총출동해 민심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펴고 연신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이며 성난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여권의 네거티브를 잠재우고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주력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31일 부산 부전시장 현장유세에서 “당 소속의 시장이 좋지 못한 일로 그만두게 된 바람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정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사태로 국민 분노가 큰 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대행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한 사실까지 전격 공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행은 “문 대통령과 소주 한잔했다”며 “부산이 고향이고, 퇴임 후 부산 가까운 양산에서 사시기로 돼 있기 때문에 부산에 대한 애정, 부산 시민에 대한 사랑이 아주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덕도신공항도 당신의 임기 안에 속도를 내서 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부산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다 “40년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대구 경제는 전국에서 꼴찌”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공천받느라 정신없는 정치인을 만들어서 대구 경제가 꼴찌”라고 했다.

야권의 인사들도 부산을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총력 지원에 나섰다. 금태섭 전 의원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부산을 찾아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금 전 의원은 부산대 앞 유세에서 “문재인정부는 철저히 무능하고, 오만하고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정부 탓, 언론 탓, 시민 탓만 한다”며 박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1일 부산을 찾는다. 부산이 고향인 점을 앞세워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금 전 의원과 안 대표까지 박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은 최근 여권의 ‘엘시티 특혜 분양’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의 물량 공세에 맞서 이들을 통해 중도층 표심을 붙잡아보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두 사람이 부산을 찾아 화력을 집중한다면 승기를 굳힐 수 있다고 본다”며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재현 이상헌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