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선거전’ 돌입… 여야 돌발변수 경계령

입력 2021-04-01 04:03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1일부터 4·7 재보궐선거 관련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깜깜이 레이스’에 돌입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세로 나타난 더불어민주당은 “실제 표심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여론조사 민심에 고무된 국민의힘은 적극적인 투표 독려를 통해 승기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바로잡을 기회를 한번 달라고 읍소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3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비롯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동산 실정을 파고들면서 심판 투표를 요청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은평구 유세에서 “이렇게 능력 없는 정부는 처음 봤다”며 “재보선은 지난 4년간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냉엄하게 심판하는 선거”라고 했다.

공직선거법은 1일부터 7일 사이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보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깜깜이 판세 속에서 민주당의 의혹 공세는 거세질 전망이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 의혹을 겨냥해 “자고 일어나면 한 가지씩 거짓말이 밝혀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거짓말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셀프 보상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여야는 막판 돌발 변수를 차단하기 위한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특히 국민의힘은 10년 만에 얻은 서울 탈환의 기회를 말실수 한 방에 날릴 수 있다고 보고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큰 돌발 변수만 없다면 표심은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비해 압도적인 조직력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샤이 진보’를 투표장으로 끌어온다면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반감을 품고 야권을 지지했던 중도·부동층이 이제 다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시기”라고 말했다.

김경택 박재현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