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길 뚫는 류… 나머진 출발 덜커덩

입력 2021-04-01 04:02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중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코로나19로 지난해 축소했던 정규리그를 올해 팀당 162경기 체제로 복구하고 6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해 정규리그 내내 굳게 닫혔던 관중석은 제한적으로나마 개방되고, 취소됐던 올스타전도 재개된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이 여정의 시작인 2021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초구를 던진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968년 이후 53년 만에 30개 구단의 개막전을 같은 날로 편성했다. 시작 시간만 조금씩 차이를 뒀다. 그중 제1경기는 2일(한국시간) 오전 2시5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론토와 양키스의 개막전이다. 앞으로 10월 4일까지 펼쳐질 2430경기의 시작인 셈이다.

류현진은 예정대로 등판하면 ‘코리안 메이저리거’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꿰차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1세대인 박찬호의 2년 연속(2001~2002년) 개막전 선발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챙겼지만, 토론토 입단 첫해인 지난해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에서 4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해 승패 없이 교체됐다. 토론토에서 첫 개막전 선발승을 따내는 과제가 류현진에게 놓여 있다.

양키스 선발은 ‘3억 달러의 사나이’ 게릿 콜.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몸값(9년간 3억2400만 달러)만큼이나 아메리칸리그 최고로 평가되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8년 경력에서 통산 101승을 쌓았고,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팀당 60경기로 축소된 지난해에도 7승 3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류현진과 맞대결은 올해 개막전에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토론토의 여러 악재를 고려해도 류현진의 개막전 승리는 절실하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유일의 캐나다 연고 팀으로,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임시 홈구장을 전전하고 있다. 올해에는 플로리다주 더니든 스프링캠프 시설인 TD볼파크에 홈경기를 편성한다. 선발 자원인 로비 레이, 마무리투수 커비 예이츠 등 동료들의 부상은 장기전에서 류현진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개막전 출전이 예고된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뿐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탬파베이의 중심타자로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던 최지만(30·탬파베이)은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스프링캠프에서 허리 통증에 시달린 김광현은 불펜으로나마 즉시 투입이 가능하지만, 선발 역할을 맡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4월 중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반면 최지만의 상황은 좋지 않다.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 감독은 31일 “최지만이 오른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귀시기는 5월로 넘어갈 수 있다.

양현종이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불펜으로 나서 투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올해 데뷔를 준비하는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은 ‘생존’의 과제를 안고 있다. 김하성은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주전 2루수를 놓고 경쟁하면서 ‘백업’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와 메이저·마이너리거 신분에 따라 다른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빅리그 마운드를 밟아도 불펜으로 먼저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