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위로 솟은 비경’ 삼척 덕봉산, 53년 만에 빗장 열린다

입력 2021-04-01 04:06

‘바다 위의 산’으로 불리는 강원도 삼척시 덕봉산(사진)의 숨겨진 비경이 반세기 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삼척시는 맹방 관광지 내 덕봉산 둘레에 조성한 해안생태탐방로를 4월 1일부터 일반에 개방한다. 덕봉산은 삼척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를 지나 흐르는 마읍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우뚝 서 있다. 지난 1968년 울진삼척 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군 경계 철책이 설치되면서 53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시는 2019년부터 국·도비 등 20억원을 들여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군 당국과 군 경계 철책 철거 협의가 이뤄지면서 철책 철거와 탐방로 개설 사업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한 달간 408m에 달하는 철책과 함께 출입문 3개를 모두 철거하고 해안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해상의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해안코스 626m와 대나무 숲이 우거진 정상부 전망대로 올라가는 내륙코스 317m 등 총 943m의 탐방로를 갖추고 있다. 3곳의 전망대와 야간 경관조명, 투광등, 해안조망 공간 등을 마련했다.

해발 53.9m의 정상부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동해바다 전경과 맹방해수욕장, 덕산해수욕장, 마읍천, 덕산 민박마을의 풍경, 근덕 시가지 풍경 등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해안생태방방로는 24시간 개방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다만 풍랑주의보와 태풍 등 기상특보 발효 시 입장이 제한된다.

맹방해변~마천읍 구간, 덕산해변 등 2곳에는 덕봉산과 연결되는 60m, 200m 길이의 외나무다리 2개가 놓여 관광객에게 어린 시절 징검다리를 건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해안생태탐방로를 맹방해변과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관광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덕봉산과 맞닿은 맹방해변은 삼척을 대표하는 해변 중 한 곳이다. 수심이 얕고 모래가 부드러워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많다. 또 해수욕장 인근에는 유채꽃밭과 벚꽃길이 장관을 이뤄 매년 봄마다 상춘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예방을 위해 유채꽃밭에 유채를 파종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를 중심으로 마읍천, 맹방해변, 덕산해변 등 자연환경과 캠핑을 접목한 레저체험시설 조성을 통해 관광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며 “덕산 민박마을 공유관광 플랫폼 조성사업과 연계해 머물러 쉴 수 있는 관광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