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마음으로 부정 머리로만 믿던 신앙… 확실한 증거, 부활로 마음 열려

입력 2021-04-05 03:09

어려서부터 열심히 교회에 다니며 오랫동안 피아노 반주 봉사도 했지만 고3때는 공부를 핑계로 주일 예배도 가지 않았다. 좋은 환경에서 화초처럼 자란 나와 달리 어렵고 힘들게 사는 친구들과 세상을 보며 ‘신은 왜 공평하지 않은가. 나는 왜 태어나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방황하기 시작했다.

인생의 근원적인 물음에 답을 얻지 못한 채 불안하고 우울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직했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고 유명한 교회를 찾아다녀도 헛수고였다. 그러다 목 디스크 수술을 계기로 가족의 중요성을 절감한 후 아는 분의 소개로 초스피드로 결혼했다. 뛰어난 기획력과 섭외능력으로 방송국 기자로 널리 인정받는 남편이었지만 술 때문에 아침 생방송을 지연시켜 방송국을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그러다 남편은 더 큰 꿈을 좇아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결국 무너지며 경제적 어려움에 휘말렸다.

그런데 오랜 공직에서 퇴임한 아버지가 췌장암으로 1년의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던 큰 성이 무너진 충격의 벼랑 끝에 서서 고민할 때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분을 통해 한마음교회에 갔다. 예배는 활력과 확신이 넘쳤고, 작은교회 예배도 기쁨으로 충만했다. 일꾼이 증거를 통해 예수님을 믿는다며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사도행전의 구절을 찾아줄 때 깜짝 놀랐다. ‘그래, 증거야, 증거.’ 오래 교회에 다녔어도 추상적이고 막연하던 내 신앙의 답답함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여전히 상황과 환경에 따라 신앙이 흔들리며 변하지 않는 모습을 고민하던 중 ‘아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르다’는 말씀을 들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이 살고 있는 내 삶이 비춰지니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임이 정확히 보였다.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이라고 하지만 마음으로는 이 세상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머리로만 믿었던 신앙, 그것이 내 신앙의 실상이었다.

‘어떻게 부활을 확증할 수 있을까’ 하는데 문득 내 시선이 제자들에게 옮겨졌다. 제자들에게 부활은 그들을 단번에 소생시킨 능력이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았기 때문에 생명을 걸고 자신들이 목격한 부활을 전했던 것이다. ‘아, 부활이 사실이었구나.’ 순간 그동안 내가 잡고 있던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며 보이지 않던 하나님과 영원한 나라가 선명해졌다.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니 예수님께 침 뱉고 조롱하던 자들과 동일한 내 중심,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했던 나를 대신해 목숨을 버린 그 사랑에 오열이 터졌다. ‘어찌합니까. 주님. 어찌 이렇게 완악한 자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습니까.’ 나는 그대로 주님께 굴복했다. 확실한 증거, 부활로 영원한 것에 눈이 열리니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임했다.

지금 나는 약국에서 약사로 일한다. 의욕이 없고 몸이 아프신 분들을 매일 만나 영원히 살 수 있는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니 매 순간이 감사하다. 질병으로 약을 지으러 오는 분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여러가지 중독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난 증인들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며 복음을 전한다.

세상은 점점 복잡하고 힘들어지지만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사랑뿐이다. 다시 오실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며 그 사랑 안에서 맘껏 사랑하며 주님 만나기를 원한다.

임지영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