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일상 속 감염’을 타고 재확산 조짐을 보여 정부가 재차 주의를 당부했다. 의심증상이 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유흥시설과 사우나, 직장 등을 찾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447명 늘어 누적 10만2582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준으로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435.3명이 됐다.
바이러스는 일상 공간 곳곳을 노렸다. 서울 구로구 사우나에서는 지난 25일 이후로 이날까지 17명이 확진을 받았다. 서초구에서는 텔레마케팅 종사자 14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충남 아산의 유치원과 전북 전주의 미나리 작업장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각각 9명과 13명이 확진됐다. 냉장사업체에서 시작돼 직장 동료와 가족을 거쳐 노래주점까지 이어진 부산의 집단감염과 관련한 확진자는 19명 늘어 누적 90명이 됐다.
정부는 예방접종을 먼저 시작한 외국에서도 느슨한 방역 탓에 확진자가 다시 느는 추세라며 적극적인 방역 참여를 당부했다. 의심증상이 있다면 경미해도 즉시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다중이용시설 방문과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독일 정부도 최근 급속한 확산세를 막기 위해 지방정부에 강력한 방역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의 효과도 참여 방역이 뒷받침돼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속한 예방접종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졌다. 코로나19 백신이 무증상 감염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줄지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질병 발병·사망 주간 보고서’(MMWR)에 3950명의 일선 보건의료 종사자를 상대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13주간 관찰한 결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2회 모두 맞은 경우에는 90%, 1회 접종만 마쳤어도 80%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앞서 화이자는 이스라엘 접종 데이터를 토대로 무증상 감염 예방률이 94%라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는 백신이 사망자를 줄일 뿐 아니라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감염을 예방해 유행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전에도 (백신이 무증상 감염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발표로 거의 완결적인 근거를 얻었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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