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EV6는 전기차의 퍼포먼스와 주행거리 등에 초점을 맞춰 실내 거주성을 강조했던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차별성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는 30일 ‘EV6 디지털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진보적인 첨단 기술, 짜릿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모든 여정에 영감을 불어넣고자 설계했다”고 말했다.
EV6는 스탠다드와 롱 레인지, GT-Line, GT 모델 등 4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특히 고성능 버전인 GT는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40N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5초 만에 도달한다. 이는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EV6는 실내도 퍼포먼스에 집중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 등 운전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들이 담겼다. EV6 GT에는 급격한 가속과 코너링 등 극한의 주행상황에서 성능을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 전자식 차동 제한 기능(e-LSD),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 등이 적용됐고, D컷 스티어링 휠과 스웨이드 스포츠 버킷시트가 탑재됐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축간거리는 2900㎜로 아이오닉5(3000㎜)보다 조금 짧다.
EV6 롱 레인지 2륜 모델은 유럽 WLTP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51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최대 450㎞쯤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429㎞의 주행거리(환경부 인증 기준)를 확보한 아이오닉5 2륜 모델보다 더 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오닉5처럼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도 적용했다.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4분30초 만에 100㎞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한다.
기아는 31일부터 EV6의 국내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스탠다드가 4000만원대 후반, 롱 레인지와 GT-Line은 각각 5000만원대 중·후반, GT는 70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반영하면 스탠다드와 롱 레인지는 서울시 기준 3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EV6는 지난달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로 신기록을 세운 아이오닉5처럼 판매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을 모은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걱정이다.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1공장은 구동모터 생산 설비에 문제가 생긴데다 반도체 수급난이 겹쳐 다음 달 7∼14일 가동을 멈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